“이번 저의 도보여행은 변화를 꿈꾸며 시작 되었어요. 작년에는 제가 한 말썽꾸러기 아니었습니까? 계속해서 이렇게 똑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싶지 않았어요. 저도 변하고 싶은데 그 시작을 이번 도보여행을 통해서 해보려고요.“
작년까지만 해도 완주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빨리 서울로 올라가자고 투정부리던 모습이 가득한데, 지금은 다친 사람은 없는 지, 뒤처지는 사람은 없는 지 안전요원 으로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시작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면 결국엔 해피엔딩
“도보를 하면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하나라도 같은 마음이라면 우린 해낸거죠. 오늘처럼 말이에요. 이렇게 이른 저녁밥을 먹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죠.”
누구하나 대열을 흐트러뜨리거나 이탈하지 않고 계획했던 시간에 맞추어 숙소에 도착하였다. 지금까지의 여러 도보여행 중에서도 가장 완벽했던 하루였다.
"친구들 모두 다 함께 결승점을 향해 완주하면 좋겠어요!"
용신이는 대열의 맨 뒤에서 뒤처지는 친구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며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으로서 잘 해주었다. 묵묵히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저희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 다니시고, 마지막엔 절뚝거리시면서도 저희와 끝까지 함께해주신 선생님께 제일 감사했어요."
힘들지만 홀로 길을 걷는 그 시간,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걷는 그 시간, 최종 목적지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착의 기쁨을 맞이한 그 순간이 대안학교 청소년들에게는 힘들게 살았던 과거의 삶을 위로받고, 앞으로 펼쳐질 삶에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 12번째 태극전사처럼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다.
“손주, 손녀 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도보여행에 청소년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손길들이 더해졌다. 양말 120켤레, 단체 티, 마스크팩, 칫솔치약키트, 감기약 등 청소년들을 위한 물품들을 손수 골라 전달해 주셨던 지역주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응원 속에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제가 생각한 도보여행의 필수 아이템은 바로 양말이에요! 하루 종일 걷다보면 발에 땀이 많이 나서 물집이 많이 잡히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양말로 바로바로 바꿔줘야 한답니다. 특히 이번 도보여행은 보다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풍성해지는 그런 도보여행이에요.”
작은 마음들이 모여 청소년들의 여정에 큰 힘이 되는 과정을 보며 도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나에게 도전! 세상에 도전!
도보여행은 빠르게 변화하는 청소년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일상적인 생활공간과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청소년들은 빠르게 변해갔다. 무기력했던 청소년들이 6박 7일 걷기로 생기를 되찾았다. ‘해냈다’라는 성취욕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마지막 날 바닷가에 도착하여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기도 하고, 다시 걸어서 서울까지 가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단지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도전, 길 위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힘들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그 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걸었다. 도전하지 않고 스스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