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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그곳에 서 있을게 테이블
제목 내가 먼저 그곳에 서 있을게
작성일 2018-02-04 11:18:58 조회 1925
"내가 먼저 그곳에 서 있을게"
- 작은학교와 비전학교의 작지만 큰 졸업식

 지난 1월 25일(도시속작은학교, 서대문청소년수련관), 26일(비전학교, 마포청소년문화의집) 작지만 가장 큰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한 졸업식이 대안학교 청소년에게는 특별하다.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이유로 오게 되었지만 하나의 이름으로 모여 결국 모든 것을 함께한 이들.
 그동안 대안학교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얼마나 잘 성장해왔는지 느낄 수 있는 졸업식이었다. 이들에게 졸업이 어떠한 의미인지 알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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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울고,,, 도시속작은학교 제13회 졸업식]

○ 우리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따뜻한 시간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해 본 경험도 없고,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청소년들이 이 날 만큼은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시끌벅적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것도 잠시, 함께 모인 자리의 공기가 어느새 숙연해졌다.

○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10대를 이야기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자서전을 써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도시속작은학교 졸업의 필수요건이자 오랜 전통인 자서전을 작성한 청소년들은 이번 졸업식의 낭독 시간을 통해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늘 밝게 웃고만 있어서 몰랐던 형준이의 아픔도 자서전 속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다. 

“가출을 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놀 때, 집에서 혼자 있으면서 속이 타들어갔을 엄마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쓰려요.”

 어릴 때 누군가에게 받았던 상처들, 그 상처를 풀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함,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지난 날 들, 그런 자신을 보며 손가락질 했던 사람들에 대한 원망. 우여곡절 많았던 열아홉의 해였다. 그래서였을까. 남들은 받으면 어디에 둔지도 잊어버리는 그 졸업장 하나가 이들에게는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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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학교에서는 자신이 성장해 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졸업식을 라디오 스튜디오로 구성하여 가족, 선생님 그리고 청소년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사연으로 받아 진행하였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미안함, 고마움이 가득한 이야기들이 사연 하나, 하나 속에서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부모님들께는 옛날의 향수를 자극하고 청소년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고등학교 생활의 3년이라는 시간을  죽은 글자와 공허함이 아닌, 따뜻한 사람들로 채울 수 있었어요”

비전학교에 처음 오던 날, 선호의 얼굴엔 그 누구와도 이야기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가득했다. 매일 똑같은 표정의 얼굴을 하고는 말없이 학교를 다닌 지 3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의 끝에서 선호는 말한다.

“선생님의 그 믿음과 사랑 덕에 지금 제가 웃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산골짜기 으슥한 곳으로 향하고 있던 제 인생을 환한 빛으로 틀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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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과 시작의 교차로, 2017학년도 대안학교 졸업식
  줄곧 끝을 찾아 헤매던 2017학년도가 끝이 나고 이제는 새로운 시작에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파란만장한 10대의 끝자락을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과 안녕이라 마지막 인사를 하는 동안 우리의 얼굴엔 연신 눈물이 흐른다. 한 걸음이라도 여럿이 함께 했기에 소중했던 시간. 모두가 함께 울고 웃었던 가장 추운 날의 가장 따뜻했던 졸업식이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에게 사회는 따뜻하게만 맞이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테지만 많은 것들을 직접 부딪혀보며 한 뼘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들이 내딛는 힘찬 발걸음에 진심어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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